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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도서관
Sigong junior
2015

읽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도서관

감칠맛 나는 개성 만점 캐릭터
고아원에 사는 재재와 친구들은 엄마 아빠가 없어도 늘 명랑하다.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재재는 기쁠 때, 무섭거나 슬플 때도 재잘재잘 노래를 부른다. 뻥튀기만큼 뻥치기를 좋아하는 큰뻥과 날마다 뻥이 세지는 작은뻥 자매는 쉴 새 없이 뻥을 날린다. 이에 질세라 독까스의 방귀 한 방이면 어떤 우울한 사람도 웃지 않고는 못 배긴다. 불우한 환경에도 구김 없이 씩씩한 이 악동들(?)의 밝고 건강한 모습은 작품을 보는 내내 따뜻하고 유쾌하다. 한편, 재재와 친구들은 방학을 맞아 ‘똑바로 도서관’에 놀러 가는데, 마녀처럼 무시무시한 똑바로 관장은 똑바로 규칙을 지키라며 아이들을 윽박지른다. 그러다가도 어느새 책을 읽다 졸거나 책에 걸려 넘어지는 모습은 왠지 짠하다. 이렇듯 마냥 씩씩하지만도, 마냥 무섭지만도 않은 개성 만점 캐릭터들은 독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며 책장 넘길 맛을 나게 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법이 세상을 바꾸다!
감옥 같은 똑바로 도서관을 빠져나온 재재와 친구들은 길에 버려진 낡은 버스를 발견한다. 갑갑하고 지루한 도서관이 아닌 뭐든지 마음대로 되는 신나는 ‘놀이터’를 만들기로 한 재재와 친구들. 똑바로 관장과 어른들의 항의에 버스는 폐차될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마침내 ‘읽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도서관’이 완성된다. 그리고 시작된 마법. ‘맛없는 책’에 질려 책과 멀어졌던 아이와 어른 들은 하나둘 책 속에 빠져들며 다시금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기 시작한다. 재재와 친구들의 순수한 마음과 노력은 비단 사람들뿐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청바지 시장이 어른이 아닌, 재재와 친구들에게 똑바로 도서관을 맡긴 것이다. “원래 어린이들은 마음먹으면 다 잘해요.”라는 작품 속 대사처럼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에 손들어 준 결말은 독자들에게 묘한 뿌듯함과 통쾌함을 준다.

맛있게 읽는 책! “바로 이 맛 아닙니까!”
공부와 독서는 물론 놀이마저 강요당하는 요즘 아이들은 똑바로 도서관에 똑바로 앉아 똑바로 대답하고 똑바로 책을 읽어야 하는 ‘똑바로 아이들’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지식과 정보, 교훈으로 무장한 《공부 잘하는 비법 책》이나 《말 잘 듣는 아이가 되는 비법 책》이 과연 어른들의 생각처럼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까? 김유 작가는 그 답을 ‘읽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도서관’에 꽂아 둔다. 손에 잡히는 아무 책이나 꺼내 펼쳐 보면, 진정 아이들을 군침 돌게 하는 책이 무엇인지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아이들이 맛있게 읽는 그 책 속에 꿈도 희망도 위로도 용기도 담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드러운 연필 선과 절제된 색이 유쾌한 그림
그림 작가 소윤경은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부드러운 연필 선으로 개성 강한 인물들의 특징을 익살스레 표현하고, 절제된 색상만으로도 밝고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그림 기법은 마치 처음부터 글과 그림이 하나였던 것처럼,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 놓인 이야기 속 인물과 배경을 표현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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