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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세상을 그리다> 논다는 건 뭘까? 2016.03.04_한국일보


즐거운 놀이를 위해서는 불협화음을 조율해야 한다. 논쟁 속에서 생각이 깊어지고 넓어진다. 미세기 제공


논다는 건 뭘까?

김용택 글ㆍ김진화 그림

미세기 발행ㆍ48쪽ㆍ1만1,000원

논다는 건,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없이 백수로 지낸다거나, 잠시 일을 쉰다는 뜻이기도 하다. 좋기도 하고 괴롭기도 한 동전의 양면 같은 말이다. 그런데, 공부하기를 좋아하면 그건 노는 것일까 공부하는 것일까? 공부나 일이 즐겁다면야 그보다 더 완벽한 놀이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어느 한 분야에서 특출 났던 주인공의 성공신화가 아니던가!

부모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아이들에게 세뇌 시킨다. 놀기만 좋아하면 경쟁에서 뒤쳐지고 결국 낙오자가 된다는 오래된 시나리오이다. 꽉 짜인 일과 속에서 쉬지 않고 공부하는 것만이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는 보험이라고 믿는다.

시인 김용택과 재기 넘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진화씨가 글과 그림으로 만나 함께 놀았다. 그리고 잘 논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산뜻한 그림책을 내놓았다. 여럿이 함께하는 놀이는 가끔씩 서로 의견이 다르면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즐거운 놀이를 위해서는 이 불협화음을 조율해야만 한다. 다른 의견들이 오고 가다 보면 어느새 생각은 깊어지고 폭넓어진다.

논다는 것은 배움이기도 하다. 숲에서 놀면 숲을 알게 되고 강에서 놀면 강을 알게 된다. 친구와 놀면 친구를 알게 된다. 잘 놀다 보면 어려움이 닥쳐도 이겨낼 힘이 길러진다. 그 힘은 또 다른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게 해준다. 누구나 성장하기 위해서는 잘 놀아야 한다.

혼자 놀기 참 좋은 세상이다. 온종일 집에서 인터넷만 봐도 지루하지가 않다. SNS를 통해서 수많은 친구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주기도 한다. 사람을 직접 만나고 뒤돌아서 곱씹을만한 말실수 따위를 걱정할 필요도 없다. 함께 놀던 문화가 점차 사라지자 소외감은 더 깊어진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조차도 개인의 무능으로 치부해 되기 십상이다.

놀기 위한 시간도 돈이 없다고? 더 이상 ‘불안’과 ‘강박’과 싸우지 말고, ‘용기’와 ‘자유’라는 친구들과 같이 신나게 놀아보자!

소윤경 그림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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