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윤경
So Yun-Kyoung
CAPSULE WITCH
BIR. 2012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캡슐 마녀님. 세상에 영혼을 바꾸는 약이 있다고요?”
겁 많고 허약한 동동이의 영혼 바꾸기 프로젝트 “영혼이 바뀐다는 엉뚱한 설정에 아이의 시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고, 몸을 바꾼 상태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디테일들에 아이다움이 있어서 웃음 짓게 한다.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_심사평에서(김진경, 김경연)1,000만원 고료,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김소민의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이 출간되었다. ‘비룡소 문학상’은 비룡소가 국내 저학년 문학의 지평을 열고 참신한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신설한 문학상으로, 7세~10세 대상의 저학년 동화만을 단독 분야로 삼아 제정된 문학상으로는 국내 최초다. 첫 번째 수상작인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은 힘 센 여동생과의 태권도 대련을 앞둔 동동이 캡슐 마녀의 캡슐 약을 먹고 여동생과 몸을 바꾸려다가 엉뚱하게 아빠와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유쾌한 소동을 그렸다. 동동이 아빠의 몸이 되어 겪는 일들을 통해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의 심정도 느껴보고, 드센 것 같지만 아기 같은 동생의 마음도 이해하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와 웃음 속에 진한 감동을 전한다. 캡슐 마녀, 동동, 묘묘 등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이 넘칠 뿐 아니라 아빠 몸이 된 동동이 벌이는 이야기의 서사가 거침이 없어,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도 쉽게 이야기에 몰입해 책 읽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현실과 환상의 연결고리들이 자연스럽다. 팔짝팔짝 뛰며 걸어가는 아이의 행로처럼 동선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다.”고 이 작품을 평했다. 무엇보다 “아이의 시선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로부터 저학년 동화로서 맞춤이라는 평가를 이끌어 내며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되었다.
그림은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 작업으로 유명한 화가 소윤경이 그렸다. ‘캡슐 마녀’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개성 있게 탄생시켰을 뿐 아니라 유쾌한 서사에 걸맞게 생동감 넘치고 유머 가득한 그림으로 이야기의 맛을 한껏 살렸다. 아빠와 영혼이 바뀐 동동이의 신통한 영혼 성장기
“아, 이거 내 인생의 첫 데이트인가? 첫 데이트가 빠르긴 한데, 어쩔 수 없지 뭐. 아빠 몸이 되어 버렸으니. 히히히.”
만약 영혼을 바꾸는 캡슐 약이 있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야기의 주인공 동동은 우연히 만난 캡슐 마녀에게 영혼을 바꾸는 캡슐 약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큰 관심을 보인다. 바로 여동생 묘묘와의 태권도 대련을 코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캡슐 마녀의 말대로 캡슐 약을 먹어 영혼이 바뀌게 되면 동동의 몸에는 씩씩한 묘묘의 영혼이 들어오고, 묘묘의 몸에는 겁 많은 동동의 영혼이 들어가게 되는 것! 동동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캡슐 마녀에게 신비의 묘약을 받아 온다. 물론 상대 허락 없이 영혼을 바꾸는 것이 영혼을 훔치는 도둑질이 아닌지 잠깐 고민해 보지만, 곧 동동은 태권도 대련에서 통쾌하게 이기기 위해 여동생과의 영혼 바꾸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하지만 일이 꼬여 캡슐 약을 숨겨 두었던 땅콩 크림빵을 아빠가 먹게 되고, 동동은 그만 아빠와 영혼이 바뀌게 된다.
작가는 여기에서 어른이 되어 어른처럼 행동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심리와 욕구를 정확하게 잡아낸다. 동동은 아빠의 몸이 돼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혔던 여동생을 엄한 아빠 흉내를 내며 혼을 내 주고, 사람을 만나자 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멋지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 또 차도를 향해 한 손을 폼 나게 쭉 뻗어 택시를 부르기도 하며 평소에 ‘어른들이 멋져 보였던 행동’들을 따라해 본다. 이와 같이 동동이 아빠의 몸이 돼 벌이는 일들에는 ‘아이의 시선’이 생생히 살아 있어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마다 이야기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유쾌하게 입장 바꿔 생각해 보기</b>
“키도 크고 힘이 세지는 건 좋은데, 이렇게 털이 많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캡슐 마녀의 캡슐 약은 황당한 판타지 장치만이 아니다. 그 밑바닥에는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는 작가의 소중한 바람이 담겨 있다. 작가는 캡슐 약의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 설정을 통해 이야기를 재미와 명랑 소동만으로 그려 내는 가벼운 저학년 동화와는 명확한 선을 두었다. 캡슐 마녀의 캡슐 약 약효는 영혼이 바뀌어 버린 두 영혼 중 한 영혼이라도 성장하게 되면 끝나 버리게 된다. 동동은 아빠의 몸으로 아빠의 일상을 몸소 겪어 보면서 자연스럽게 상대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아빠가 이렇게 힘이 들었구나, 아빠가 이렇게 속상했구나, 아빠를 이해하게 되는 순간 캡슐 약의 약효는 끝이 나고 동동은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오게 된다. 자신만을 생각하던 동동이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 한 뼘 성장을 이뤄 낸 빛나는 순간인 것이다. 이 순간이야말로 캡슐 마녀가 동동에게 주고 간 캡슐 약 속에 숨겨 있는 진짜 선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