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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Moonji.
2018

유네스코 등재 ‘인류무형문화유산’ 판소리
한국 문학의 큰 산, 소설가 이청준이 뛰어난 입담으로 들려주는 판소리 이야기!

진짜와 가짜 옹고집을 통해 보여 준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이기심에 대한 유쾌한 풍자

 

나는 우리 어린이들이나 어른들이 처음부터 판소리나 판소리 소설 이야기와 제대로 즐겁게 다시 만나고, 거기에 두고두고 우리 삶의 지혜와 위안을 얻어 누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여기에 우선 읽는 이의 관심과 흥미를 끌 만한 대목들을 중심으로 그 몇 편을 소박한 동화나 우화 혹은 풍자 소설풍의 형식으로 다시 써 보기로 하였습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 삶의 지혜와 위안을 주는 판소리 이야기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판소리는 17세기 이후, 조선 왕조 후기에 나타난 새로운 예술이다. 소리(노래)와 발림(몸짓)과 아니리(재담)로 이루어져 고수의 북장단 등 추임새에 따라 이야기를 엮어 가며 구연하는 우리 고유의 민속악이다. 본래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흥보가」 「적벽가」 「변강쇠 타령」 「배비장 타령」 「옹고집 타령」 「강릉매화 타령」 「무숙이 타령」 「장끼 타령」 「가짜신선 타령」 등 열두 마당이었으나, 현재는 「춘향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흥보가」 다섯 마당만이 전해진다. 이청준은 다섯 마당 중 「적벽가」 대신 「옹고집 타령」을 넣어 삶의 지혜와 위안을 얻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어른이 모두 읽을 만한 재미난 판소리 동화를 엮어 냈다.

일반 백성들이 즐기던 판소리 이야기에는 벼슬아치들에게 느끼는 그들의 감정, 사회의 부조리들에 대한 비판 정신과 저항 정신이 담겨 있다. 이야기꾼은 자신과 듣는 사람들의 불만이나 희망을 이야기 속에서나마 해결하려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이렇듯 판소리는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쓰인 것이 아니라 민간 설화에서 시작해 여러 이야기꾼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다. 듣는 사람의 흥미를 유발하고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더해지거나 빠지는 현장 예술이기도 한 판소리는 장면 장면의 재미가 자연스럽게 결말로 이어져 좋은 교훈도 얻게 된다. 이청준 역시 풍자와 웃음이 주는 재미를 통해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바른 마음을 알려 주는 동시에 ‘재미’ 속에 깃든 ‘교훈’을 이야기한다.

또한 판소리 이야기의 인물은 멋진 영웅이 아니라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골고루 지닌 보통 사람들이다. 영웅적 인물은 드높은 이상에 따라 행동하지만 판소리의 인물은 세속적인 욕망과 인간관계에 매여 있다. 이야기 속의 인물은 그래서 우리와 더 닮아 있고, 사람들을 거리감 없이 작품 속 사건 안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이처럼 판소리 이야기에는 우리의 실제 삶의 모습이 친근하게 담겨 있다.

 

■ 더불어 사는 사회, 나눔의 가치를 일깨워 주는 고집불통 옹고집

천하의 구두쇠 고집불통 옹고집은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해 버리고도 당당한, 아무도 못 말리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그 자체이다. 그런 옹고집이 어느 날 갑자기 기가 막히게 된 사건이 터지고 만다. 식구들은 물론 하인들과 스님의 두 손 두 발마저도 들게 만드는 옹고집이 기가 막히게 된 사연은 무엇일까?

인색하기 짝이 없는 옹고집은 늘 자기 생각만 옳다고 믿기 때문에 도무지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한다. 옹진골 안에서 꽤 이름 난 부자로 살면서도 어려운 이웃이나 가엾은 사람들에게 한 번도 따뜻한 인정을 베푼 적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는 한자 성어조차도 이치에 맞지 않게 마음대로 해석해서 사용한다. 천불생무록지인(天不生無祿之人),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승어부(勝於父) 같은 한자성어의 본래 뜻과 옹고집이 제멋대로 사용한 뜻을 비교해 보면 유익하고도 재미있다.

옹고집이 유일하게 예뻐하고 관용을 베푸는 존재는 하나뿐인 아들 ‘두칠(斗七)’뿐이다. 하지만 아버지처럼 고집불통에 머리가 나쁜 두칠은 쓰기 쉬운 자기 이름도 제대로 쓰지 못한다. 그럼에도 옹고집은 아들을 나무라지 않는다. 성격과 행동으로 볼 때 아들 두칠은 또 다른 자기, 옹고집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옹고집이 변해야 아들 두칠이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옹고집 타령」은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재물만을 믿고 못되게 살던 옹고집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건이 찾아온다. 시주를 받으러 온 스님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지르자 참다못한 스님은 도술을 부려 옹고집과 생김새는 물론 성품까지 똑같이 닮은 가짜 옹고집을 만든 것이다. 가짜 옹고집이 진짜 옹고집의 모든 것을 차지하고 진짜로 인정받게 되자 그제야 옹고집은 그간의 잘못을 뉘우치게 된다.

옹고집의 잘못은 사람이 사는 사회의 기본 도리인 나눔을 실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옹고집 타령」은 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여기는 고집과 교만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해학적으로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물질 우선 시대의 ‘나눔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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